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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Korea

천년의 고도, 경주 봄나들이 #1

by 유키 2009. 4. 16.

참여재판 기획과 WBC.. 피겨 한일대결에 이어 미사일, 강호순 결심공판, 북 최고인민회의까지..
근 한달간 남아있는 기력을 모조리 비틀어짜내고도 모자라 꼭꼭 밟아 마른 눈물 한방울까지 거두고..
맥주 한잔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 소모되어질대로 소모되어 딱 미치겠다 싶을때 휴가를 얻어 천년의 고도 경주로 향했다..
봄기운 가득한 휴일을 맞이하고 보니 그사이 지치지 않고 버텨주길 잘했단 생각이 든다..  

지난주 내내 장염으로 고생했던 순이도 다행히 여행 하루전에 정상컨디션을 회복했다..
작은 먹깨비처럼 종알종알 늘 배고프다고 하던 아이였는데.. 모처럼 상봉한 커~다란 바나나똥이 그렇게 반갑기는 처음~ ♪
이제 우리는 모든 것 훌훌 털고 고즈넉한 경주로 출동합니다~ 한옥 따뜻한 온돌방에서 지지고 볶다가 오겠어요~  




차로 무려 5시간이나 걸리는 장거리 여행이라 월요일 하루 휴가 내고 4월의 첫주말, 2박3일의 일정으로 벗꽃놀이를 계획했는데..
공교롭게도 감자사마의 회사 일정과 북한의 로켓 발사 예고 일정과 중복되는 바람에 한 주 미뤄지게 되었다.
따뜻한 햇살 아래 드라이브.. 장롱면허 탈출한 덕분에 번갈아 운전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지만 생각보다 경주는 먼 곳에 있었다..;;
집에서 10시 30분정도에 나섰는데, 화창한 날씨에 근교 나들이 차량과 겹치면서 서울 빠져나가는 데만 2시간 남짓 걸렸음
중간에 점심도 먹고 틈틈이 쉬면서 경주 도착한 시간은 저녁 5시무렵..  (한국도로공사 길찾기 및 고속도로 정보 관련 서비스)





일단은 고대했던 숙소로 향해야지요.. 100년 전통의 한옥 민박.. !!
시내 중심에 있어서 근처 유적지를 둘러보기에도 편하고 아담한 정원사진이 시선을 사로잡아 주저없이 예약한 곳이었다..
물론 저렴한 가격도 이번여행의 매력중에 하나..(5만원/1박)  평은 극과 극으로 나뉘는데 그럴만하겠다 싶은 곳..

[선도산방] http://www.sundosanbang.com/
경북 경주시 성건동 193-1번지 054)772-3123 , 010-8252-3123







욕실과 화장실은 정원 한쪽켠에 따라 마련되어 있는데.. 화장실 변기와 세면대, 샤워호스 한개가 놓여있는 정도.. 밤에는 더운물이 나와 간단히 아이 얼굴도 씻기고 양치도 했는데.. 아침에는 보일러를 잠궈 놓으셨는지 찬물만 나왔다. 목욕은 애초에 가능한 환경이 아니니 인근 중앙시장의 대중 목욕탕을 이용하는 것이 현명할 듯 싶다.. 도보로 5분이내 거리에 편의점도 있고 중앙시장에 위치해 열차를 이용해 경주를 방문한 뚜벅이 여행자에게는 좋은 선택이 되겠지만.. 차량을 이용하는 가족 여행자라면 굳이 시내 유적지와의 접근성 때문에 이곳을 선택할 이유는 없어보인다.. 100년 전통이란 단어가 가진 유혹에 혹했지만, 아귀가 맞지 않아 여닺을 때마다 삐그덕 거리는 미닫이 문과 이웃방의 이야기 소리까지 고스란히 전해지는 소음, 불편한 화장실을 감내하기에 도시가족은 이미 낭만적이지 않았다. 순이만 유일하게 재미있는 곳이라고 즐거워해줬을 뿐.. 아이를 보다 쾌적한 곳에서 돌보고 싶은 부모의 현실적인 욕심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내가 학생이였다면.. 혹은 훌쩍 혼자 여행을 나선 길이였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곳으로 다가왔을 듯도.. 밤하늘.. 정원으로 떨어지는 빗소리.. 따끈따끈한 온돌방.. 새색시 이불처럼 아늑한 침구.. 여행 패턴에 따라선 더이상 부러울 것 없는 하룻밤이 될 수 도 있지 않을까..선택은 각자의 몫.. 비용면에서 자유로운 여행자라면 고급한옥 호텔을 표방하는 '라궁'에서 스위트 한옥 1채를 빌리는 것도 방법 (2인기준/1박 -30만원~46만원)  










순이는 그저 신날 뿐.. 화장실이 밖에 있으니.. 화장실 가고 싶다며 자꾸 엄마를 물고기들한테 데려간다;;;
레오랑 같이 연못구경 하니까 좋아? 나중에 집지으면 연못도 만들어야겠다.. 잡아먹을 수 있는 장어랑 붕어랑 키우자~♪


 반월성의 유채꽃밭.. 벗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다면 더욱 좋았을테지만..
따뜻한 남쪽.. 봄빛 가득한 경주에서의 첫날을 즐기기엔 부족함이 없다..꺄르르 번지는 웃음소리.. 


 













저녁은 한정식집 '귀하'에서.. http://www.guiha.com/ 054)772-6455


경주시내에서 가깝고 분위기나 음식이 깔끔하고 정갈한 편.. 한정식 세트는 1만원부터 있다.
돼지갈비 대신 소갈비가 나오고 홍어회가 나오는 1만5천원 코스로 주문.. 홍어회는 소라회무침으로 변경해서 오더..
맛은 짜지 않고 그럭저럭 무난한 편이지만 인상적이지는 않음..



저녁 먹고 소화시킬 겸 저녁산책 겸 마지막으로 들른 안압지..
토요일 저녁마다 공연이 있다고 하는데.. 시간에 맞추지는 못했다. 연못에 비친 반영이 아름다운 곳..
보문단지와 함께 야경으로 유명한 곳인데 삼각대를 분실한 관계로 대충 손각대로 찰칵찰칵..
그사이 가족들을 잃어버려서 반짝반짝 빛나는 운동화 신은 순이를 찾아 나섰는데.. 따라가보니 다른 언니더라;;
나중에 가족들이 방황하는 나를 찾아줬음.. 순이야 엄마 좀 잘 데리고 다녀 무서웠잖아;; >_<+ 


[첫째날 일정] 서울 (토) 오전 10시 30분 출발 -> 경주도착 오후 5시 -> 숙소 짐풀기 ->
반월성 유채꽃밭 -> 저녁 '귀하' 한정식-> 안압지 야경 -> 숙소 취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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