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ravel/Indonesia

발리에서 생긴 일 #4 ㅡ 파란만장 여권분실기..

by 유키 2008. 9. 19.

파란만장 여권 분실기!! - 나홀로 자카르타 여행을~ ;;

발리에서 3일째,, 아쉬운 마음으로 카르마 칸다라에서 체크아웃 하고 우붓의 정수를 느낄 수 있다는 행잉가든으로 향했다.  우붓시내에서도 한참 더 들어가는 행잉가든은 과연 멋진 계곡뷰로 우리 일행을 맞이해주었지만 어찌된 영문일까? 체크인하면서 보니 함께 두었던 여권 중에 내 것만 없다 한다;;; 이전 숙소에서 내 여권으로 체크인한 것까지는 확실히 기억나는데 그 다음에 가방에 넣었다고 생각했던 여권3개 (감자사마, 나, 딸래미) 중에 내것만 없어졌다고 하니 도무지 갈피를 못잡겠더라는;; 가방은 감자사마랑 내가 번갈아 들었는데 계산하다가 어디에 빠뜨렸는지 아님 숙소에 두고온 건지 영문을 알 수 없는 난감한 시츄에이션속으로~ ㅠ_ㅠ

부모님들과 함께 하는 여행인데다가 마침 내일은 가이드 없이 우리들끼리 우붓시내를 돌아다니며 목공예품 쇼핑도 하고 미술관도 관람하고 저녁엔 어머님이 좋아하시는 재즈까페에도 가고 할 야심찬 계획을 세워두었기 때문에 일정을 담당했던 나로서는 당혹스러울 뿐이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달리 방도가 없으면 오히려 마음이 여유로워지는 법이다. 에라~ 모르겠다 이참에 모처럼 나홀로 짧은 자카르타 여행을 즐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발리에는 한국영사관이 없기때문에 임시여권을 발급받기 위해서는 인도네시아 수도인 자카르타까지 다녀와야한다.- 한국관광객도 많을텐데 왠만하면 발리에 영사관이라도 하나 만들어주시지;;; ㅡ.ㅜ )


 

그래도 어여뿐 행잉가든의 멋진 계곡뷰와 빌라가 눈에 밟히는구나;; ㅡ_ㅡ+




 

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들은 아침식사도 전에 벌써 개인풀에서 수영삼매경~ ♪

이전 숙소에 3번이상 확인해 봤지만 여전히 전혀 찾을 수 없다는 답변만 기다리고 있어서 결국 오전에 임시여권 발급을 위해 자카르타로 향하기로 한다. 아침식사후에 프론트에 부탁해 자카르타행 티켓을 예매하려고 보니 이게 또 왠일? 금요일이라 그런지 자카르타행 가루다항공은 오전부터 저녁까지 만석이라고;;; ㅡ_ㅡ;;; 만만디로 일관하던 나였지만 일격을 당하고 나니 왠지모를 불안감에 과연 오늘내로 임시여권을 받을 수는 있는건지 두려워진다.  감자사마가 어렵사리 pm1시 출발 라이온에어(동남아 저가항공) -> pm8시 자카르타발 발리행 가루다항공으로 예약을 넣어주어 여행사 에이전시에 가서 11시까지 발권하기로 했다;; 그 시간없는 와중에도  카메라는 챙겨야 그나마 좀 위안이 될 것 같아서 필카TC-1을 챙겨나왔는데 배터리가 방전;;; 메인로비에서 감자사마에게 긴급 SOS문자를 날렸더니 친절하게도 OM 배터리를 들고 나오잖습;;~ ㅡ_ㅡ+ 끄응~픽업나온 가이드차량에 양해를 부탁하고 영차 뛰어서 다시 TC-1배터리를 가져오는데 성공했으나 자세히보니... CR2!!! 내가 필요한 건 CR123!!! 애초에 한국에서부터 잘못가져온 모양.. OTL  흑~ 출발부터 왠지 조짐이 좋지 않다;; 자괴감에 빠지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시간;; 결국 배터리는 공항 매점에서 5만루피아에 구입한다;;  




 

시간에 쫒기는 와중에도 이러고 행잉가든의 멋진 뷰를 사진에 담아두고;; ㅡ_ㅡ+

 

일정에 없던 여정이라 담당 가이드인 다르마완씨는 다른 약속이 있다고 해서 그의 동생 분과 함께 공항까지 가기로 했다,, 우붓에서 덴파사 공항까지는 차량으로 1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 여행사 사무실에서 티켓 수령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가 싶더니 다급해진 동생분이 이대로는 비행기시각에 맞출 수 없을 것 같다며 집에 가서 자신의 바이크로 바꿔타고 가자고 한다;;; 오호라~ 경찰서 가서 분실증명서도 받아야 하고 여권용사진도 새로 찍어야 하는데 난 그저 색다른 경험에 스멀스멀~ 기대감이 피어오른다~♬;; 일전에 베트남 출장차 하노이를 방문했을 때 업무상 바이크를 탈 기회가 있었는데, 그 짜릿함이 너무 좋아서 차량이 준비되어 있을 때조차도 일부러 바이크로 간다고 했었더랬다.  도로를 가득 메운 오토바이들 사이에서 바람을 가르며 질주하던 그 느낌을 지울 수 없어 한국에 돌아온 후엔 동호회 지인에게 스쿠터 타는 법까지 진지하게 배워보려고 하지않았던가;;

암튼.. 나보다 더 초조해하는 다르마완씨 동생분을 보니 표정관리도 해야겠고 해서 바이크 타는 것까지는 사진에 담지 못했는데.. 이번 여행중에 손에 꼽을정도로 바이크주행은 최고의 경험이였다;; 중앙선 침범은 기본이요 평균 시속 80~100키로로 달리는데 옆으로 지나가는 한가로운 발리의 풍경이 너무너무 인상적이여서 괜히 울컥할 뻔~;; 중간에 바이크 면허를 검사하는 도로 순찰대에 잡히기도 했는데 (일단 모든 바이크를 일괄적으로 불러세워서 일일이 면허증을 확인하는 시스템) 나의 미모에 반하셨는지 그냥 보내주었다;; 어찌되었든 그의 놀라운 운전실력과 든든하게 버텨준 튼실한 내 엉덩이 덕분에 불과 30분만에 공항에 무사히 도착.. 나 보다도 더 걱정하며 초조해하던 하던 그가 그 착한 눈에 안도의 미소를 가득 머금고 배웅을 해주는 모습을 보니 너무 고마워서 그만 꽉~ 안아주고 말았다..  다음엔 기필코 바이크을 빌려서 우붓을 다녀보기로 마음먹었다;; 남들은 다 나 때문에 고생인데 아직 제가 철이 없어 이래요;;;

 

집앞에서 바이크를 기다리고 있자니 멍멍이도 나오고 어머님으로 보이는 분도 나오셔서 반갑게 미소로 맞아주셨다;;
속으로는 저 여인네가 칠칠맞은 여권분실 장본인인게로구나 하셨을지는 모르겠;; ㅡ.ㅜ 근데 흰둥이 너는 너무 짖더라;;;

 

암튼 놀라운 속도로 공항에 도착해서 무사히 라이온에어에 탑승했다.

 

인도네시아 국내선은 사고도 잦고 위험하다고 하는데.. 밥을 안준다는 것 외에 그리 불편한 점은 못느꼈;;

 

가이드가 있는 우붓에서 경찰서와 사진관을 한번에 해결하려고 했는데 비행 스케쥴상 자카르타에 도착해서 일을 보게 되었다. 비행시간은 2시간이지만 같은 인도네시아 안에서도 자카르타는 발리보다 한시간 느리기 때문에 그만큼 여유시간이 생긴 셈~ But 공항에서 30분 거리에 위치한 영사관에선 업무마감이 4시30분인데, 인근엔 사진관이 없고 오후에 비자발급을 신청할 경우 당일날 안나올 수도 있다고 겁을 준다..ㄷㄷㄷ;; 내일은 토요일이요 그 다음은 일요일인데... 그럼 나보고 월요일까지 자카르타에 있으라는 말씀? @_@?  서둘러 공항택시 서비스를 6시간에 40불에 계약하고 먼저 가까운 경찰서에 들렸다. 경찰관님께서 어찌나 친절하신지.. 다들 미소를 띠고 맞아주었는데 결정적으로 촌각을 다투는 시간에 독수리타법이 왠말이란 말입니까??.. 게다가 30분에 걸쳐 작성한 간단한 양식의 워드문서를 바로 눈앞에서 날려버리는 사태에 아연실색;; 그래도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으며 괴로워하는 경관님을 탓할 수 없어 자신의 이름을 몇번이나 가르쳐주었던 그분께 미소로 다시금 같은 시간을 할애해서 무사히 증명서 발급에 성공했다.  


 

다음은 여권사진을 찍을 차례.. 영사관에 몇번이나 확인해봐도 인근 30분이내 거리엔 사진관이 없다고 해서 불안에 떨었는데 택시 기사분은 걱정말라고 근처에 있다고 호언장담한다.. 아무래도 미심쩍은 마음을 감출 길 없어 애태우고 있는데 이번만큼은 현지 기사분의 손을 들어줘야 할 것 같다.. 대사관 5분거리에 떡하니 자리하고 있는 파라마운트 스튜디오!! 흰색배경의 여권사이즈로 찍어달라고 이야기하고 10분만에 인화물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보다 더 빠르다니요~ 우어~ ㅠ_ㅠ  덕분에 4시30분 마감인 영사관에 4시에 골인, 여권발급 신청에 아슬아슬 세이브를 기록한다;;;


보통은 여권발급에 3일이 걸린다고 하는데, 관광객의 경우 오전에 신청하면 오후에는 나온다고 한다.. 기본적으로는 4시간이 소요된다고 하는데. 내 경우엔 만만디로 일관하다가 마감 30분전에 가까스로 신청했음에도 블랙리스트?에 올라가 있어서인지 아님 친절한 직원분 덕분인지 1시간 30분만에 새여권을 받을 수 있었다;; 내가 나오니 그제서야 문을 닫아주시더라는;;  나 때문에 퇴근이 늦어졌다면 미안해요~ ㅠ_ㅠ 이날 받지 못하면 꼼짝없이 월요일까지 자카르타에 있어야해서 전체일정은 물론이고 회사복귀까지 틀어져 난감할뻔 했는데 처음 불길했던 징조와는 다르게 무사히 새여권 발급에 성공한다. 덕분에 가져와서 한줄도 읽지 못했던 남미 여행책 한권도 독파해버리고~ ^^;;  




어쨋든 이제 무사히 새 여권을 손에 쥐었으니 공항으로 복귀해서 여유로운 저녁식사도 즐겨본다. 박소전문점이 있어서 스페셜 박소를 시켰는데 알싸한 국물맛이 왠지 감동적;; ㅠ_ㅠ 쩝쩝 한그릇 더 시켜먹을까 충동을 불러일으키는 감칠맛 이랄까? 이로써 나의 파란만장 자카르타 여행은 감동적인 박소와 함께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뭐.. 총평을 하자면 나름 혼자만의 시간이 싫지만은 않았다이다;; 무서운 속도의 바이크 드라이브도 만끽하고 경찰아저씨랑 즐거운 대화도 나누고 홀로 독서삼매경의 시간도 보내고 말이지;; 그래도 덕분에 발생한 금전적인 손해와 아까운 하루치 휴가일정을 생각하면 여권은 고이고이 간직해두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로울 듯;; ^^+

 

아차차!!! 여권을 새로 발급받았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니 아직 안심하지 말자!!  출입국관리소에서 새여권을 인정한다는 확인 스탬프를받아야 하는데, 이게 주말이 낑겨있거나 하면 비공식적인 추가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원칙적으로는 대사관에서 써준 공문과 함께 여권을 제출해서 덴파사에 있는 출입국 관리소의 확인을 받아야 하는데 주말이나 업무가 끝난 시점이라면 출국하면서 공항 출입국 사무소 직원에게 수수료를 지불하고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200불을 요구했다는 글을 읽은 것 같은데,, 내게는 150불을 요구, 100불로 쇼부를 봐서 무사히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억울하면 여권을 분실하지 말 일이다.. 러시아 같은 곳은 더욱 심하다고 하니 합리적인 수준이라면 큰소리 내는 일 없이 조용히 해결하는 게 본인에게 득이다.. ㅠ_ㅠ 나중에 잘생긴 그 출입국직원 친밀감을 표시하며 2달전에 한국에 가봤었다고.. 명동에도 가보고 숙소는 경기도에 있었다고 이야기하는데 '에이그~그러면 좀 싸게 해주지 그랬어~'할뻔했음~ ㅎㅎㅎ 어쨌든 다 칠칠치 못한 내탓입니다;; 

한국인 여권의 인기가 높아 무려 이삼백에 거래된다는 중국에선 특히 주의!!! 고의적인 여권분실신고를 막기위해 재발급에 기본 3달이 걸린다고 한다. 지인의 친구가 중국에서 여권을 분실했는데 그나마 독촉해서 한달만에 재발급받았다고 함;; 뭐.. 어쨌든 좋은 경험이 되었다.. 앞으론 치매에 좋다는 음식을 좀 챙겨먹을까 생각중;; ㅠ_ㅠ (가족들은 그사이 코끼리사파리 투어를 다녀왔다고 한다.순이야~ 앞으론 엄마 좀 잘 챙겨서 다니렴~;;) 

[주 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주소 : JI. Gend. Gatot Subroto Kav.57, Jakarta Selatan, Indonesia

E-Mail : koremb_in@mofat.go.kr

대사관- 전화번호 : (62-21)520-1915 (대표) - 팩스번호 : (62-21)525-4159

영사과- 전화번호 : (62-21)520-8950 (직통), 520-1915 (대표) - 팩스번호 : (62-21)525-39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