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outdoors

가을이 한창인 중미산 자연휴양림, 돔쉘터와 릴렉스 캠핑

by 유키 2011. 10. 13.

the 21st camping trip (2011.10.08~10.09)


 지난주 7번 국도 여행으로 인한 피로를 씻어내고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싶어 선택한 휴양림 나들이...
감기몸살인 몸으로 추운데 어디를 가냐며 감자사마도 말리고 할머니도 말리지만 불멍이 간절한 계절.. 
타닥타닥 타들어가는 장작불과 피톤치드 가득한 숲이 그리워 순이를 납치해 떠난다.. 걱정마요 죽지않아.. ㅋㅋㅋ  


예약해 두었던 중미산 220번 데크로 한참 짐을 나르고 있으니 순찰중이신 관리인이 순이에게 묻는다..

아빠는 어디가고 엄마랑 왔니? 아빠는 집에 있어요;;
우리가 집을 나설때만 해도 아빠가 침대에서 자고 있긴 했지만 그래도 아저씨가 부부싸움하고 집나온줄 알겠다...ㅋㅋ
엄마가 원더우먼이네.. 한마디를 남기고 관리인 아저씨는 떠나고..;;
원더우먼보다 강력한 팔뚝을 자랑하는 엄마는 공복감에 부지런
히 사이트 구성.. ;;





텐트야 폴대 두개 꽂으면 끝나는데.. 실타프는 처음 치는 터라 종잡을 수가 없다.. ;;
가을 햇살이 강렬해서 안칠 수도 없고 렉타와 달리 폴이 2개밖에 없으니 각을 어찌 잡아야 할지 난감한 시츄에이션;;  
그래도 엄마니까 순이에게 폴대를 잡아달라하고 이리저리 나무에도 묶어보고.. 여차저차해서 완성..
먼저 도착한 다른 팀의 사이트가 아직 미완성인걸 보며 순이와 괜시리 음흉한 웃음을 날리며 뿌듯해했다.. ㅋㅋㅋ








따님이 고추장은 콩알만큼만 허하셔서 레드홀릭 춘장소스를 베이스로 매우 안매운 떡볶이 완성.. ㅋㅋㅋ













 




화기애애한 모녀의 금쪽같은 식사시간을 방해하는 훼방꾼이 나타났다..
이 넘 똥꼬에 침도 달고 있는 걸 보니 예사 벌이 아니야... 말벌 같아 순이야.. ㅠ_ㅠ 
 순대 먹는 말벌이라니..ㅠ_ㅠ 말벌의 등장과 함께 모녀는 자동으로 얼음모드가 되어 입만 움직인다;;
순이야 벌 갔니? 응.. 엄마 쪽엔 없는데.. 엄마~ 내쪽에도 벌 없어? 응 없어 이제 먹자.. ㅋ











 












 















 
















떡볶이와 순대를 만들어 먹고 뒤돌아 앉기 무섭게 따님이 배가 고프시단다...

사랑스런 딸을 데려온 줄 알았는데.. 6살 식충이를 데려온거였:;; ㅠ_ㅠ
고대하던 릴렉스 캠핑은 없고 이 한 몸 바쳐 먹고 설겆이하는데 모든 걸 쏟아 부어야할 판... 












 






그러던 따님은 식충이에서 금새 잠충이로 변신.. 저녁 먹자마자 7시경 침낭속에 들어가 잠이 들어 버렸다.. 
30분만 자고 일어나 미니꿀호떡을 먹겠다고 호언장담 하더니 그 길로 아침까지 깊은 잠.. 덕분에 고대하던 꿀맛 같은 휴식이 찾아온다..
아이폰에서 흘러나오는 낮은 음악소리에 귀 기울이며 화로대 온기에  몸을 녹이고 쏟아지는 별빛을 담요 삼아 한동안 밤에 취했다..
계곡쪽 사이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어른들의 술잔 부닺치는 소리가 어우러져 늦은 시간까지 떠들썩했지만
산속에 자리한 우리 사이트엔 더없이 평화롭고 깊은 어둠이 스며들어 휘영청 둥근 보름달만 다정하게 우리를 지켜주었다..
혼자만 이 아름답고 고즈넉한 시간을 독차지 하는게 미안해 순이를 불러 보지만 대답이 없네;;  이런 잠탱이 ... ㅡ_ㅠ






다음날 아침, 계란 후라이에 어제남은 고추장찌개를 곁들여 아침을 먹고 산책에 나섰다.
앞집 캠퍼 아저씨가 잣송이를 한아름 주워 오신걸 한동안 넋놓고 바라보고 있으니 친절하게 잣나무 군락지를 가르쳐 주신다
 그렇다면 우리도 침 닦고 전진!! ㅋㅋㅋ 주운 잣송이 수만큼 미니호떡을 준다고 했더니 순이는 매우 의욕적! ㅋ







오솔길이 끊겨 잣송이가 떨어져 있나 보고만 올께 하고 산비탈을 올랐는데.. 어느새 순이가 곁에 와있다..
나무 지팡이 하나들고 자기처럼 몸이 작은 아이만 갈 수 있다며 엄마한테 오히려 기다리라고 하는 의리파..









우리가 한발 늦었어.. 다람쥐들이 다 먹고 껍데기 밖에 없네.. 하고 돌아서려는데..
영화속의 한장면처럼 살랑~ 바람이 불더니 코앞으로 큰 잣송이 두개가 후두둑 떨어진다... 와~~~~ 심봤돠아~~~!!!
역시 우리는 선택받은 모녀였어~ 순이랑 신나서 마구 소리도 지르고..ㅋㅋㅋㅋ  





다람쥐와 청솔모들이 먹을 잣송이들은 남겨두고.. 
탐스러운 잣송이 8개만 주워서 사이트로 돌아왔다.. 우리 부자됐어요.. ㅋㅋㅋ
 

분당에서 감자사마와 조우하기로 해서 서둘러 철수 준비를 한다..  
순이는 막바지 주산숙제에 열중이라 집 지키는 임무를 부여하고 설겆이 하러 개수대로 갔더니..
금새 쪼르르 따라와서 개수대 옆 계곡에서 젖은 나뭇잎을 건져올리며 한참을 논다..
사이트로 돌아와 순이가 하던 숙제가 보이지 않아 물으니 
도둑이 훔쳐갈까봐 노란 봉투 밑에 숨겨두었다고.. ㅋㅋㅋ 
귀여운 것.. 도둑이 엄마 아이폰도 놔두고 값나가는 티타늄 랜턴도 놔두고 꼬맹이 주산숙제를 훔쳐갈까봐.. 
암튼 주도면밀한 건 엄마를 닮았다니까.. 2% 허당인 것까지.. ㅋㅋㅋ






분당으로 돌아와 아빠도 만나고 흔들리던 앞니도 빼고.. 즐거웠던 나들이 완성.. 
진정한 릴렉스는 고된 캠핑 후 집으로 돌아와 뜨거운 물로 샤워할때 느끼는 듯하다..
이틀간 세수도 안하고 야생으로 지내다가 샤워하고 나면 왠지모를 성취감과 개운한 느낌.. ㅋㅋ

즐거웠던 추억들을 고스란히 떠올리며 다음 캠핑을 애태우며 기다리게 된다.. 


오지캠핑 돔쉘터와 실타프.. 처음 방문한 휴양림에서 간단 모드로 셋팅해 보았는데 만족도 200%.. 
덕분에 화창한 가을 주말 나들이가 더 수월해질듯 하다..
순이와 백패킹은 아직 무리일듯 하고 간절기엔 이렇게 돔텐트 하나면 가벼운 마음으로 어디든 떠날 수 있을 것 같다~
산다람쥐 순이 덕분에 자연속에서 엄마도 행복한 하루가 늘어만 가는구나..
소소한 도전, 건강한 웃음..엄마도 네 걸음에 맞춰 조금 느리게 걷고 재촉하지 않는 연습을 할께..^___^




중미산 휴양림 관련 정보

데크사용료 :1박 4000원/ 입장료 어른 1인당 1000원 (7살미만 어린이 무료입장) / 중소형 주차료 3000원
순이네 1박2일은 8000원으로 즐긴 호사스런 야영이었;;;  
종량제 봉투와 음식물 쓰레기 봉투 제공.. 화로사용 가능 (숯 가능/ 화목 장작은 불가능)
개수대 및 화장실 설비 깨끗한 편.. (화장실엔 화장지 비치되어있음)


성수기가 아니라서 그런지 예약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라는 중미산 야영장 데크도 반이상은 비어있다..
국립휴양림의 야영데크는 사전예약 후 현장결제하는 시스템인데 무분별하게 예약하고 안오는 사람들로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는 것. 
미리 사용료 결제를 하게 하든 현장 판매분을 일부 확보해 놓든 시스템에 보완이 필요할듯 싶다... 
선착순으로 운영되던 때에는 먼저 온 사람이 데크 3~4개에 짐 올려 놓고 미리 맡아놔서 문제가 되었다고 하니 문제는 문제..;;


우리야 덕분에 붐비는 일 없이 쾌적한 환경에서 잘 지내다 왔는데 이렇게 좋은 환경을 우리만 누리자니 미안한 생각이 든다.  
온수가 아쉬운 계절이지만 아직까지는 가을 햇살이 따뜻해서 큰 불편없이 곧게 뻗은 잣나무 숲에서 자연을 만끽할 수 있었다..
당분간은 휴양림의 매력에 푹 빠져 지내게 될 듯... 순이는 계곡 옆의 206번 자리가 탐난다고 벌써 찜해 두었음.. ㅋㅋ

국립휴양림 야영장 예약 사이트 -> http://www.huyang.go.kr/index.j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