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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doors

여름과 가을사이.. 솔섬 오토캠핑장 Ⅱ

by 유키 2011. 9. 23.

the 20th camping trip (2011.09.17~09.19)


어제는 30도를 웃도는 찌는 듯한 더위로 내내 계곡으로 내몰더니..
하루 사이에 솔섬은 한계절을 건너뛰어 10도이상 낮은 초겨울로 진입해버렸다..
영서지방이긴해도 계곡을 끼고 있어 방풍쟈켓에 오바스럽게 쫄바지와 수면양말까지 준비한 보람을 느껴볼까 했는데..
하루만에 달아나 버린 여름 끝자락의 강렬했던 햇살이 못내 아쉽고 그립기만.... 

시린 가을하늘에 탐스러운 뭉게구름이 며칠간 그렇게 내 마음을 유혹하더니 
다 어디로 가고 
애꿎은 보슬비만 내리는지.. ㅠ_ㅠ  정녕 나는 비를 피할 수 없는 운명인가요;;;  



일어나자 마자 화로대에 둘러앉아 몸부터 녹여야 하는 계절이 되었..







채끝살로 만든 고소한 카레부터 한접시~ 배부르니 몸도 따뜻해지고 몽롱했던 정신도 돌아온다..
카레는 조금 많은 듯 싶었는데 기분좋게 완판!! 이럴때마다 식당해야하나 참 고민스러워요;; ㅋㅋㅋ











아침식사 후 산책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가지치기 해놓은 개복숭아 나무 몇개를 주워왔다..
부모님은 이런 나를 보고 무인도에 가도 굶어 죽지는 않겠다며;; ㅋㅋㅋ
캠핑만 오면 반 나무꾼이 되는 아부지가 백두톱을 드시기에 세모녀는 다시 나무하러 산으로.. ; ㅋ
전생에 나는 수렵과 채취에 능한 몽골부족 여두목이었음에 틀림없다며... ;;








점심은 중국식 고추잡채와 화권으로 가볍게..
이 꽃빵을 살때만 해도 맛도 없는 걸 뭐 그리 많이 가져가냐며 구박하시더니
할머니.. 말도 안하고 다 잡수셨음.. 벗겨먹는 재미가 쏠쏠하다시며.. ㅋㅋㅋ




 

아군이 적군이 되는 순간;;  할아버지 불량 노젓기에 순이 옷이 다 젖었어요.. ㅋㅋㅋ



할아버지가 영 시원찮게 운전하셔서 엄마도 도전의식이 불끈 샘솟았으나.. 
한쪽 노가 부서져서 방향도 못잡고 계곡 한 가운데서 미아될 뻔;; 불안해진 순이가 양손으로 동력을 불어넣는중 ㅋㅋㅋ
나중에 엄마 배 괜히 타서 무서웠다고 할아버지한테 고자질했음.. 이뇬 ㅠ_ㅠ










그렇게 여름과 가을 두 계절을 보내고 둘째날 밤도 저물어갔다..
화로대 불이 아까워 삼겹살 그릴을 올렸더니 강한 화력에 불쑈를 몇번이나 하게 되었지만..
덕분에 삼겹살 기름으로 시즈닝 제대로 하고.. 훈제오리로 맛있는 만찬..

할아버지와 순이가 잠자리에 든 다음에도 할머니와 오랫동안 화로대 곁을 지켰다..
아름다운 불씨들이 춤추는 모습에 넋을 놓고 마음을 여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