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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Philippines

따닥시장에서 생긴 일, 녹록치 않은 귀국길..;;

by 유키 2011. 6. 15.






여행의 마지막 밤이 지나고 오늘 오후 비행기로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그동안 나만 공격했던 열대 모기들 안녕... 순이 주산 숙제도 오늘이 마지막이구나..





두접시 가득 배부른 만찬을 먹고 오전시간 인근의 재래시장에 가보기로했다..
망고스틴이 나왔다고 해서 필리핀 떠나기전 맛이나 볼 심산이였는데.. 이게 화를 부를 줄은 몰랐잖아요..
산책삼아 슬슬 걷다보니 꽤 거리가 됐던 따닥시장.. (도보로15분, 트라이시클로 3분)
망고가 키로에 70페소인데 반해 망고스틴은 아직 철이 아니라고 해도 그렇지 500페소나 부르고;; ㅠ_ㅠ
관광객 상대로 하는 곳이라 일반 마트보다 비싸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냥 단념하기엔 아쉽다
가격담합으로 시장내에서 더 싼곳을 찾을 수도 없는 상황이기에 안된다는 걸 겨우 흥정해 450페소에 한다발 사서..

트라이시클을 이용해 3분만에 마리바고 정문으로 되돌아왔다..
그런데 들어가면서 보니 그간 현지 유심칩으로 바꿔 잘 사용했던 휴대폰이 안보인다. 바지 주머니가 얕아 어딘가에 흘린 모양..
조식당에도 가보고 가드에게 찾으면 연락달라고 부탁도 해두었지만 아무래도 호텔내엔 없는 듯 하다..ㅠ_ㅠ 
이럴 줄 알았어 이럴 줄 알았어.. 내 여행이 이렇게 호락호락하게 끝날 리가 없지요... 
보라카이 여행 귀국날 국내선 연착으로 국제선 항공기를 날려보냈던 현장에 함께 했던 할머니도 드뎌 올게 왔다는 표정이시고;; 
아직 할부도 안끝난 아이폰4 ... 해외분실은 보험적용도 안된다던데 난감하기 이를데 없다..  

그래도 여권이 아닌것에 안도의 한숨이 나오는 건... 내가 과거 파란만장 여권분실의 경험자이기도 하기 때문;;; ㅜ_ㅜ
핸드폰이야 뭐.. 금전적인 손해만 감수하면 그걸로 끝이기에 한결 마음은 가벼웠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할머니와 순이는 방에 남겨두고 홀로 다시 재래시장을 다시 다녀오기로 했다..
"엄마 망고스틴은 남겨둬" 먹깨비 따님에게 깨알 당부도 잊지 않았지요..;;;   

마리바고 정문에 대기중인 트라이시클을 이용해 따닥시장으로 가면서 휴대폰을 분실해서 찾아야 한다고 했더니
함께 탄 삐끼아저씨가 매우 열정적으로 우리가 탔던 트라이시클 기사를 찾기 시작한다..
따닥시장에서 다른 곳으로 갔다는 동료 기사의 이야기에 이동네 저동네를 샅샅이 뒤지고 그의 집까지 수색 끝에
30분만에 길가에서 짐을 가득실은 보라색 트라이시클의 주인공을 만날 수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설마설마 했는데...
서프라이즈..!!!! 그가 그의 돈가방안에 고이 모셔두었던 게 아닌가!!! ㅠ_ㅠ
돌려주려 마음 먹었다면 바로 마리바고 가드에게 맡겼을테지만 그럴 마음은 애당초 없었던 것 같고..
그에게 수중에 있던 1000페소 중 700페소를 감사비로 전달하고 이곳저곳 누비며 함께 찾아준 호객꾼 아저씨와 드라이버에게 
남은 300페소를 주고 리조트로 돌아왔다.. 시장에서 사용할 돈으로 1000페소만 갖고 있었던게 다행이지..
안그랬음 수중에 있던 돈 다 털어주고도 고맙다고 엎드려 절할 판이었.. ㅋㅋㅋ

사실,,처음엔 호객꾼 아저씨가 이거 매우 비싼 휴대폰 아니냐며 얼마냐며 각각 감사비 70불, 수고비 70불을 불러 당혹스러웠으나
급 불쌍모드로 전환... 수중에 가진돈은 1000페소밖에 없고.. 오늘 출국이라 남은 돈도 없으니 어쩌면 좋으냐..
남편이 선물해준 폰이라 가격은 모르겠고 어쨋든 그대는 나의 영웅이다 어쩌구 말도 안되는 읍소로 단돈 1000페소에 구원을 받았;;
순순히 내어준 트라이시클 아저씨도.. 내 일같이 나서준 호객꾼 아저씨도 모두모두 감사해요~!!!








기사님 이럴 줄 알고 자처해서 모델까지 되어 주셨;; ㅋㅋ


 적극적으로 드라이버를 격려하며 여기저기 찾아다녀준 호객꾼 아저씨..


호객꾼 아저씨 친구 1 .2  내일 같이 기뻐해주니 힘이 불끈 솟아요~ 쌩유~ ㅋ


아이폰과 극적인 재회 !! 그 와중에 축하 세레모니 기념샷까지 찍으셨;; ㅋㅋㅋ


  이 모든 사건의 원흉... 못뙌 것!! 다 먹어 없애주겠노라며.... ㅋㅋㅋ









 


귀국 몇시간을 앞두고 벌어진 분실사고도 잘 수습되고 체크아웃 후 마리바고그릴에 들러 간단히 요기하기로..  
칠칠치못한 딸래미 덕분에 하루도 마음 편치 않은 할머니도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축배를 듭니다..
따님은 이게 정말 마지막 망고쥬스냐며.. 안타까운 마음에 건배를 수십번 제의하고요 ㅋㅋㅋ
할아버지와 감자사마에게 남은 무료통화로 오전의 아이폰 분실 무용담도 늘어놓습니다.. 이제 몇시간 후에 만나요!! >_<  













최근 수년간 여지없이 사건사고를 동반한 해외여행..
한때 내가 작정하고 길을 나서면 화창하던 날씨도 급변해 유키징크스라 불렸는데.. 폭풍우 정도는 이제 가벼운 애교 수준...
폭발물소동에 이은 공항시설물 고장, 국내선 연착등으로 비행기도 여러번 놓쳐봤고.. 여권도 잃어버려봤고...
휴대폰까지 잃어버릴뻔;;; 빈틈없는 계획성을 자랑하지만 영 실속은 없는 허당 유키선생;; 앞으로의 여행도 걱정이지만..
그럼에도 이제 잃어버리고 잃어버리다 못해 다시 찾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며 급낙관모드.. 

웃으세요..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것입니다.. ㅋㅋㅋ 유키 징크스 이제 나 다 극복했어요..  !!!
크고 작은 사건 사고, 변수와 조우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여행 아니겠습니까;;;
산미구엘과 푸른 바다.. 열대어가 반기는 그곳에서의 아름다운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한채 세모녀의 보홀 여행도 그렇게 완성 ...

벌써부터 필리핀 다시 가고 싶다고 노래부르는 순이.. 부디 아빠감자 꼬시는데 성공하길 바래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