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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Philippines

보라카이 파란만장 귀국길.. #08.

by 유키 2009. 12. 11.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산뜻하게 가방을 꾸려 호텔을 나섰다...
맑고 푸르른 보라카이의 바다와 하늘을 마음껏 누렸으니 속상해할 이유도 미련을 가질 이유도 없다..
국제선 수속으로 점심이 늦어질 것에 대비하여 일단 아침을 든든이 먹고 나서기로...


디몰에서 트라이시클을 타고 보트 선착장으로 향한다.. 디몰에서 선착장까지는 75페소
가격이 치솟은 씨에어 티켓엔 까띠끌란까지의 보트비가 포함되어 있다..
씨에어 데스크로 가서 예약 티켓을 보여주면 씨에어 승객이라는 스티커를 옷에 붙여주고 보트 티켓을 준다.
승객은 선착장 이용료만 지불하면 ok (4살 아이는 구입할 필요 없음)


푸른 하늘에 뭉게구름을 보니 국내선 비행기도 무사히 이륙할 것 같아 반가운 마음이 두둥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보트 탑승 후 까띠끌란 선착장에 내렸다..역시 씨에어 직원이 마중나와 버스로 안내한다.. 
버스로 5분거리의 까띠끌라나 공항으로 이동.. 바로 체크인 하려는데 라운지쪽으로 안내해 가보니 대기중인 승객들로 인산인해..
뭔가 많이 불길하다.... 물어보니 마닐라 공항쪽 날씨가 좋지 않아 비행기가 정상 운행될지 모르는 상황이란다.... !!!! 

오. 마. 이. 갓!!!!  이 무슨 날벼락인가...
일부러 편하게 모시자고 보라카이에서 가까운 까띠끌란 공항으로 30만원이상 추가금 내고 구입한 티켓인데... 앞이 깜깜해진다.. 
누구를 원망해야할까.. 임의대로 스케쥴을 바꾸고 하루 전에서야 그 사실을 통보한 제스트에어?  운행이 불규칙한 씨에어?
일부러 바꾼 일정이라 그런지 더욱 억울하고 황망하게 느껴졌다. 애초에 저렴하게 계획한 여행인데 중간에 욕심을 부린것이 화근일까... 

칼리보 공항은 정상운항이지만 제스트에어등은 이미 풀북이라고 한다... 유럽에서 온 승객의 항의가 거세다..
마닐라에서 홍콩경유로 유럽으로 들어가야 하는 일정인데 너희들 때문에 국제선 스케쥴이 엉망이 됐다.. 블라블라블라..
하지만 모두의 노여움이 공허한 허공에만 메아리칠뿐...
씨에어는 국제선구간 연결의 경우 24시간의 여유를 두길 권장하며 국내선 지연에 따른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약관을 가지고 있다.

한참을 초조와 불안속에서 서성이는데 우리를 담당했던 직원이 뜻밖에 가서 체크인해도 좋다고 말한다.. 오 예스~~~!!! 따따봉...
다시 하늘이 맑아지면서 세상을 다 얻은 듯 행복해졌다.. 
감자사마가 고맙다며 악수를 하려는데 한사코 거부하는 폼이 어째 찜찜하지만만.. 
어쨌든 땀으로 얼룩진 무더운 라운지에서 해방된 것만으로도 마음은 이미 마닐라에 도착한 듯 상쾌하다... 
씨에어 위탁수하물은 10kg 제한이 있지만 당일 국제선 연결 티켓을 제시하는 경우 추가 10kg까지 가능하다.



그러나 출발시간이 30분씩 딜레이 되더니 결국 예약했던 11시 30분을 넘기고....






감자사마와 순이는 기다림에 지쳐 꿈나라로...


잠에서 깨어 아껴두었던 나쵸를 할머니가 먹은 걸 알고 급 우울모드... ;;; 내딸 맞군..ㅎㅎㅎ   


어쨌거나 도착한 35인승 씨에어 비행기... 보딩시간 14시 10분  ㅠ_ㅠ  




35인승 비행기지만 씨에어 언니가 땅콩도 주고 물도 줘서 안정을 되찾은 순이.. ㅎ  


인천행 국제선이 15시 55분 비행기였는데.. 마닐라에 국내선 터미널에 15시10분에 도착..
택시타고 빛의 속도로 국제선 세부퍼시픽 터미널에 도착했으나 탑승시간 30분 전... 발권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까띠끌란공항에서 출발하기 전 씨에어 직원이 국제선 연결 승객을 위한 직원이 마중나와 수속 편의를 봐줄것이라 이야기했는데..
모두 거짓이었다.. 세부퍼시픽쪽에 우리가 늦을 것이란 통보도 없었고 물론 마중나온 씨에어 직원도 없었다..
칼리보 공항의 제스트에어가 풀북이란 이야기도 사실인지 의심스러워지기 시작...

여행이 완벽하면 할수록 이런 마가 끼는 것일까..  어쨋거나 우리는 갈 곳 잃은 신세가 되었다.. ㅠ_ㅠ 
국제선 구간을 필리핀 국내선 구간보다도 저렴한 프로모션 특가로 구입한 티켓이라 환불은 물론 일정변경도 되지 않는다.. 
하루 한편밖에 없는 스케쥴이라 세부퍼시픽으로 가려면 130만원의 추가금을 내고 다음날 비행기를 예약해야하는 상황.. 

연차가 남아도는 것도 아니고 이런 낙오자의 기분으로 하루 더 있는다고 위안이 될 것 같지 않아 밤시간대 귀국편을 알아보기로..
택시를 타고 난 홀로 필리핀에어 사무실로 향하고 감자사마는 아시아나 마닐라 지점에 문의를 하기로했다.. 
올드도메스틱 공항에 있는 필리핀 에어 오피스는 할인 안된 금액으로 5인 기준 220만원을 불렀다... 
아시아나는 공항발권기준 1인당 80만원이라고 하는데 마닐라 시내지점에서 발권하면 좀 더 저렴하다고 한다.. 
아시아나 마닐라 시내지점에 문의하니 여행사 에이전시를 통하면 추가 할인이 된다고 소중한 정보를... 
결국 퇴근시간 전 발권을 위해 감자사마가 택시를 타고 에이전시를 향해 달리고 남은 가족은 공항에서 맛없는 저녁을 먹었다

아시아나 5인기준 200만원에 발권 성공...
씨에어 덕분에 수개월 전부터 발품팔아 저렴한 여행을 계획한 보람도 없이 애꿎은 돈을 날렸지만 인생사가 그러한 걸 누구탓을 할까...  
그래도 400만원짜리 티켓을 50% 할인된 가격에 , 필리핀에어 보다 저렴한 가격에 국적기를 타고오는 것에 위안삼기로 했다.. 
귀국 후에도 잠시동안 억울할만큼 뼈아픈 경험이었지만 체념은 빠를 수록 좋은 것...
누구하나 아프지 않고 무사히 건강하게 귀국했으니 그것만으로도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마닐라도착부터 순이 컨디션이 좋지 않아 걱정했는데 병원에 들르는 일 없이 보라카이에서만큼은 남부럽지 않은 시간을 보냈으니... 
노심초사 마지막 일정 때문에 부모님께 걱정끼쳐드려 죄송스럽지만 지나고 보면 다 재미있는 에피소드 아니겠습니꽈? ㅎㅎㅎ
슈퍼울트라 스펙타클한 귀국 일정.. 그래도 무사히 볶음고추장 기내식에 감동하며 돌아왔어요..

다음엔 국적기만 타고 다녀요... 국내선 연결은 국제선과 같은 항공사로.. !! & 항공사 직원의 말은 믿지 말자!! 이상 오늘의 교훈.. 


이런 큰 시련을 안겨주려고 그간의 일정이 그토록 환상적이였던가.... 
무슨 징크스를 가지고 있기에 나는 여행만 하면 이런 파란만장한 후기를 남기게 되는 것일까... ㅠ_ㅠ

거슬러 올라가보니...

1> 2004년 9.11테러후 강화된 LA공항 수하물검사에서 문제가 발생하면서 샌프란시스코 국내선 출발지연으로 국제선 놓침 
    -> 항공사 바우쳐를 받아 샌프란시스코 공항 인근 홀리데이인에서 숙박 후 다음날 비행기로 귀국

2> 2008년 가을 발리 여행에서 고이 모아둔 가족여권 중 본인 여권만 분실 
   -> 자카르타까지 국내선으로 이동후 대사관에서 재발급 받아 발리로 복귀 후 귀국.. 

3> 2009년 여름 제주도 환상적인 여행 후 렌터카 범퍼에 작은손상  -> 자차보험 안들어 30만원 물어줌

4> 2009년 가을 뉴칼레도니아 귀국편 공항 조명시설 고장으로 이틀 딜레이
  -> 회사 연차부족한 와중에 다녀온 것이라 하루 일찍 일본 나리타 경유편으로 급하게 귀국... 

5> 2009년 겨울 보라카이 국내선 딜레이로 국제선 놓침 . 200만원 추가금에 다른 항공사 편으로 귀국.. 

▩  여권도 잃어버리고 비행기도 여러번 놓치고.. 겪을만한 일들은 다 겪은 것 같은데.. 무엇이 더 남아있으려나... 
     어짜피 여행은 길을 잃기위한 모험이니 계속 부딪치며 극복하면 그만... 다음은 어디로 갈까...  













어쨋거나 감자사마랑 순이만 보면 웃음이 난다~ ㅎㅎㅎ
어느새 물개소녀가 된 장한 내 딸.. 정신줄 놓은 감자사마와 행복했던 보라카이 여행~ ^o^  


보라카이 여행 tip은 여기 ☞ http://ukivill.tistory.com/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