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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doors

5번째 캠핑 - 양양 바다캠프장

by 유키 2010. 5. 27.

the 5th camping trip (2010.05.21~05.23)


철수하는 과정과 뒷처리가 고생스러워도 운치있는 한자락의 추억으로 남은 첫번째 우중캠핑..

얼마 안되는 캠핑경험에 이미 필충만해진 엄마는 한달전부터 3일연휴만 기다리며 좋다고 소문난 양양바다캠프장을 예약해놓았다..
천안함으로 온나라가 떠들썩한 가운데 지국장이 가지말라고 눈에 힘주어 위협해도..   
그래도 가야겠다며 결연한 의지로 더욱 눈을 치켜뜨게 된 건 비단 계속되는 휴일출근과 야근의 피로때문만은 아니다..  
당장 내일 전쟁이라도 날 것 처럼 흥분하시는 그분께 맞장구를 치기엔 이미 정신은 피폐해졌고 고압적인 대화법에 익숙치 않았을뿐..
누구도 그 뜻을 거스르지 못하는 일인자를 상대로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사는 유일한 여인이 되고 말았지만
어쨌든 잘 다녀오겠습니다 제 공백으로 인해 추가인력을 고용하게 된다면 저한테 청구하도록 하세욤;;; 콜록콜록;;;
 





오전7시에 출발 점심무렵 수산항에 들려 가자미 물회와 전복죽 접수!  
9시에 출발한 또언니네가 양양에 저녁6시무렵 도착했다는데 그에 비하면 꽤 선방한 셈 ^__^;;;
작정하고 떠나온 건 나뿐만이 아닌듯 캠핑장에 도착하니 이미 사이트는 가득차고  한두자리밖에 남지 않았다;;
 모두 그럼 몇시에 출발하신 건가요? 갸우뚱~ 갸우뚱~ @_@ ;; 



 




순이는 해먹에서 내려올 줄을 모르고 계속 뒹굴뒹굴 굴러 떨어지면서도 뭐가 좋은지 내내 싱글벙글~  
바다캠프장은 원칙적으로 나무 보호를 위해 해먹사용을 금지하고 있는데 강제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관리실 건물 바로 옆사이트를 비롯해 주변 사이트에서 대부분 해먹을 걸어 놓아 우리도 그  분위기에 동참.. 
대신 굵고 튼튼한 나무를 골라 무거운 어른들은 자제하고 순이만 중점적으로 즐기도록 해주었다.. 








첫캠핑을 떠나기 전엔 사전에 많이 검색해보고 준비한터라 더이상의 지름은 없다고 자신했는데..
타프와 블랙디어 igt, 해먹과 스마트로프, 미니 돌맨 라디오까지.. 이번 캠핑에만 새로 개시하는 물건들이 가득하다 ;;
걸스카우트 못해본 한이 서려서 그렇지요.. 캠핑은 저의 로망이니까요~  ㅋㅋㅋ
그래도 다행히 처음 치는 타프도 할아버지의 도움으로 한번에 멋지게 셋팅되고 어느것 하나 버릴것 없이 완소 아이템이 되었다.
특히 거금을 들여 장만한 igt와 심혈을 기울여 선택한 밤부 라디오의 아름다운 조합을 보고는 홀로 감격.. ㅎㅎㅎ









  
저녁무렵 뭔가 허전하다 싶었는데.. 아부지 해드리려고 준비해놓은 바베큐소스와 순대볶음소스를 두고 와버렸다;;
그래도 고기랑 김치는 잊지 않았으니 다행이라며 참숯을 피워 바베큐구이와 함께 첫날밤을 지샌다..
할아버지가 잠자리에 드신 후에도 할머니와 분위기에 취해 맥주를 마시다보니 다음날 정신줄을 놓을뻔했지만
좋은 걸 어떡해요.. ^____^ 피톤치드향 가득한 소나무숲에서 까만밤을 보내는 것이 항상 있는 일은 아니니까요...   




이튿날 아침, 잠자는 숲속의 코.파.는 공주~ 기침하셨쎄유 ? 아놔~ 내눈에만 깜찍한가요? ㅋㅋ




숙취중에도 새벽녁에 일어나 부대찌개를 끓여주신 할머니 덕분에 아침이 든든..
할아버지는 3그릇이나 드시고 엄마는 라면 2개 넣어 맛있게 먹었지요;; 캠핑은 과식의 주범;;  












바다캠프장에 왔으니 바다를 봐야겠지요.. ^___^
캠프장 너머에 바로 모래사장이 펼쳐져있는 줄 알았는데 2차선도로를 건너 200~300m를 걸어가야 나온다.
그래도 솔비치까지 돌아가지 않고 철조망의 개구멍(?)을 통해 바닷가 접수.. ㅋㅋ
갑자기 배가 아파진 엄마는 먼저 철수하고 할아버지와 순이가 남아 푸른 동해바다를 마음껏 들이마시고
바람목욕을 하고 왔지요..  조개도 줍고 모종삽으로 모래장난도 하고 바닷물에 발도 담그고...








바다캠프장의 또다른 매력은 드넓은 잔디밭이 중앙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
 야구도 하고 배드민턴도 하고 축구도 하고 제각각 뛰고 웃느라 정신이 없다..
순이는 할아버지와 시내 나가 사온 얌체공으로 헛발질 삼매경.. ㅋㅋㅋ
신발이 벗겨지고 넘어져도 그늘 없는 웃음이 아이의 얼굴에 가득 핀다..
환한 이 미소 때문에 자꾸 편한 집을 놔두고 고생스런 아웃도어 라이프를 동경하게 되는 것..   






사내아이처럼 천방지축 뛰어놀다가도 토기풀만 보면 다소곳한 소녀로 변신한다.. 
꽃반지도 만들고 팔찌도 만들고 화관도 만들생각에 진지한 공주님 모드.. ^___^ 








해먹만 있으면 온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해지는 순이..
틈만나면 해먹에 올라 그네도 타고 번데기 놀이도 하더니.. 이날 오후엔 편하게 잠까지 들었다. ㅎㅎㅎ
그대는 진정한 자연과 물아일체를 즐길 줄 아는 꼬마캠퍼!! ^___^  






순이가 낮잠에서 깨기를 기다려 직접 자신들이 잡아온 수산물로 운영하는 물치항 어촌계 회센터로 이동..
자연산 참돔과 양식 광어, 오징어와 멍게로 회를 뜨고 구이용으로 가리비와 키조개등을 구입했다. 
단돈 5천원에 콩나물과 각종 야채, 양념국물까지 포함된 매운탕재료도 구입할 수 있어서 머리와 뼈등도 알뜰히 챙겨왔음.. 














또다시 배부른 밤을 맞는다.. 회와 조개구이에 이어 어제 남은 목살까지 두루두루 섭취..
남은 연휴에도 하나둘 철수하는 사이트들이 늘기 시작하더니 저녁엔 드넓은 캠핑장에 단지 몇동만이 남았다..
가져간 노트북으로 날씨를 검색하니 밤부터 폭우를 동반한 강풍이 예상된다고;; 철수를 해야하나 걱정이 많았는데..
옆집이 리빙쉘을 정리하고 타프안에 와우패밀리를 밀어넣는 것을 보고 우리도 만반의 대비책을 세우는 것으로 방향전환!!
 할머니 할아버지는 차에서 주무시기로 하고 리빙쉘은 미리 접어두고 할머니네 어메니티돔을 타프안으로 옮겼다..
렉타타프 스트링을 단단히 고정하고 가로면 중앙을 로프로 묶어 비가 와도 배수가 잘 되도록 해둔 후에..
푸짐한 저녁으로 배가 든든해질 무렵 순이와 배수로 만들겸 모종삽으로 땅굴파기 놀이까지.. ㅋㅋㅋ 
술기운 때문일까 대책없는 낙관론이 고개를 들며 그저 즐겁기만 하다. 할머니두더지의 땅굴신공에 유쾌한 웃음이 번진다..
톡톡톡 타프에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잔잔한 음악소리.. 커피 한잔에 깊어가는 밤..




지난 밤 폭우에 몇번이나 깨어 배수로를 확인하고 옆집사이트 무너지는 소리에 깜짝 놀라 뒤척인 엄마와 달리... 
밤새 무슨일이 있었냐는 듯 아침까지 푹~ 잘 잔 따님.. 역시나 아침식사 소리에 기상하셨;; ㅋㅋㅋ  










여름이 성큼 다가온줄 알았는데 봄비에 제법 날씨가 쌀쌀해졌다.  렌턴을 밝혀 손난로를 대신하고
지난밤 챙겨온 매운탕거리와 저염 소세지로 너무너무 맛있는 만찬을... 
계속되는 폭우로 모두 정신없는 가운데 여유롭게 아침식사를 즐긴 건 우리밖에 없지 않을까? ^__^  






첫번째 우중캠핑 치고는 꽤 성공적인 하룻밤을 보냈다.. 
신상타프의 놀라운 방수력과 탄탄함.. 여분의 로프로 빗길까지 만들어주니 빗방울이 또르르 굴러떨어진다.
순이의 모종삽으로 만든 어설픈 배수로 역시 그 역활을 톡톡히 해주었다..모종삽 안가져갔으면 어쩔뻔;; ㅋㅋ 
빗물이 흥건한 다른 사이트와 달리 타프를 중심으로 한 우리사이트는 뽀송뽀송.. ^__^
철수할 때도 타프는 모래에 닿지 않도록 양쪽에서 조심스럽게 걷어 만약을 위해 준비해 둔 김장비닐에 넣어 챙겨왔다.. 
이쯤 되자 자부심이 마구 넘쳐나는 아줌마.. 그래요~ 난 준비된 캠퍼였던 것이였;; ㅎㅎㅎ  
  



전날 숙취로 고생하는 모녀를 위해 약국에 가셨다가 마지막날 할아버지께서 건네주신 박카스...
타프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만큼이나 경쾌하고 다정한 할아버지의 마음이 전해져 더욱 아련해지는 봄이다..  










 

http://www.badacamp.com/index.php


1일차 (21일) - AM 7시 출발 -> 아침-휴게소,  점심 - 수산횟집(033-671-1580) 물회 & 전복죽, 저녁- 목살, 바베큐립 
2일차(22일) - 아침 - 부대찌개, 점심 - 닭칼국수 & 순대, 저녁 - 물치항 참돔회 및 조개구이
3일차(23일) - 아침 - 매운탕 & 소세지,  점심- 귀경길 비빔밥정식 & 메밀국수 -> 저녁 찜질방으로 마무리... 


주말이 지나간 후 캠핑동호회 사이트에는 간밤의 악천후와 고군분투한 이야기들이 가득 쏟아진다.. 
강풍에 타프폴대가 부러진 이야기, 바닥공사가 부실해 이너매트안으로 물이 찬 이야기, 폭우에 자는 아이들 깨워 급히 철수한 사연까지.. 
캠핑후 진흙이 묻은 펙과 폴대, 스트링을 욕조에 담가 한번 헹구고 마른걸레로 닦아 말리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벌써 다음 캠핑이 떠나고 싶어 근질근질하다.. 전생에 순이와 난 바람이 아니였을런지.. ^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