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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해열제 먹이는 법

by 유키 2008. 4. 11.

해열제 먹이는 법- 김광진의 의학칼럼 中

 

병원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중의 하나가 해열제와 관련된 것입니다. 열이 나는데 어떡해요? 왜 약을 먹었는데 열이 안 내려요? 몇 시간마다 먹여야 되나요? 약을 먹고 토했는데 또 먹여야 하나요? 열이 나면 벗겨 놓으라는데 언제까지 벗겨야 하나요?  아마도 아이를 몇 기워보신 경험이 많으신 엄마라면 쉽게 대답할지도 모르지만, 생각보다 초보엄마뿐 아니라 웬만큼 육아경험이 많으신 어머니도 잘 모르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해열제 먹이는 방법은 의학교과서 어디를 찾아보아도 나오지 않습니다. 따라서 의사인 저도 순전히 여러 아이를 치료해 본 경험과, 배워온 의학적인 지식에 비추어서 그때그때의 상황에 맞게 처방을 내리기 때문에 경험이 많은 엄마라도 쉽게 이야기하기 어렵기도 할 것입니다.

우선 열이란 왜나는 것일지 생각해봅시다. 몸에 바이러스나 세균감염이 있거나, 다른 종류의 염증이 생기면 뇌하수체의 체온조절 중추가 몸의 기초대사를 조절해서 체온을 높이게 됩니다. 따라서 열이 떨어지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열이 나는 원인을 찾아서 원인치료를 하는 것입니다. 원인이 치료되면 열은 저절로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면 원인이 치료 될 때까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몸이 아플 때 나타나는 대부분의 증상은 몸을 보호하기 위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기침을 하는 것은 기관지에 가래가 과도하게 쌓여 기관지를 막아 더 큰 병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고, 장염에서 설사를 하는 것은 장에 침입한 나쁜 물질이나, 세균을 몸 밖으로 배출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또 근육을 다쳤을 때 만약 통증을 느끼지 않는다면, 다친 근육을 주의하기 않고 계속 사용하게 되어 결국 더 큰 손상을 입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병을 치료할 때는 증상의 원인이 되는 것을 치료해야지, 원인에 대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서 증상을 너무 완벽히 조절해서 편하게 하는 것은 오히려 좋지 않다고 합니다. 기관지염에 대한 치료를 하지 않고 기침만 억제하게 되면, 오히려 안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입니다.

그러나 열에 대해서만은 아직 정설이 없습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발열 자체가 병의 경과를 짧게 하거나 몸을 보호하는 작용은 없는 것 같다고 합니다. 따라서 열이 날 때 굳이 해열제를 먹이지 않아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반대로, 열이 나도 아이가 힘들어하지 않는다면 굳이 철저하게 해열제를 먹여서 열을 완전히 없애려고 할 필요도 없습니다. 열의 원인치료만 철저히 하면 그걸로 충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이들은 열이 나면 힘들어합니다. 때로는 단순히 힘들어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열로 인한 다른 이차적 증상들이 나타나게 됩니다. 열이 나면 대개 잘 먹으려 하지 않고, 탈수가 되기 쉽고, 그것이 다시 면역기능을 떨어뜨려 원인질환이 더 심해지게 되고, 그러면 다시 열이 더 심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게 됩니다.  또 열이 심하게 나는 아이들은 잘 토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것은 열이 나면 몸의 신진대사가 활발해져서 장의 움직임 또한 지나치게 왕성해지게 됩니다. 결국 장의 압력이 정상보다 높아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어 토하거나 묽은 변이나 조금의 설사를 하는 경향이 생기게 됩니다. 이것도 또한 아이가 잘 먹지 않는 원인이 되어 면역결핍을 유발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우선 고열의 기준으로 흔히 사용하는 38.5도 미만인 경우에는 아이가 힘들어하지 않고 잘 놀고, 잘 먹으면 굳이 해열제를 먹일 필요가 없습니다. 열이 많지 않더라도 아이가 힘들어 할 때는 해열제를 먹이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열이 38.5도를 넘어설 때는, 아이가 힘들어하지 않더라도 해열제를 먹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특히 만 2돌을 지나지 않은 아이들은 고열이 날 경우에 열성경련을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이가 상태가 조금 좋지 않다고 생각이 될 때는 밤에 엄마가 잘 무렵에 아이의 체온을 한번 재보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에 아주 높지는 않더라도 제법 열이 있다고 생각이 된다면 해열제를 한번 먹이고 재우는 것이 좋습니다. 조금만 경험이 있는 엄마들은 금방 이해하시겠지만, 새벽이나 한밤에 아이들이 고열이 나면 엄마와 아이모두가 너무 힘든 경험을 하게 됩니다. 고열이 날 때는 해열제를 먹여도 금세 열이 떨어지지도 않고, 밤에는 시간도 잘 가지 않습니다. 응급실을 달려가기도 그렇고, 물수건으로 딱아야 하는지... 누구에게 늦은 밤에 물어볼 수도 없고... 그래서 밤에는 조금 해열제를 먹이는 게 엄마와 아이 모두에게 도움이 됩니다.

좌약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는 자는 시간이 일정치 않습니다. 때문에 약을 먹을 시간이 되었는데도 아이가 자고 있다면, 일부러 깨워서 약을 먹이는 것보다는 좌약을 넣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좌약을 너무 자주 사용하면 항문에 자극이 될 수도 있고, 또 좌약은 먹는 해열제와는 달리 용량을 조절하기가 힘든 단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사용하는 해열제로는 타이레놀(acetaminophen)과 브루펜(ibuprophen) 두 성분이 있습니다. 두가지 해열제의 특성이 큰 차이는 없지만, 굳이 구별을 하자면, 타이레놀 성분은 위장장애가 덜한 반면에 같은 해열효과를 보기위해선 조금 더 많은 양이 필요로 하고, 브루펜은 조금 적은 양에도 해열효과가 강하지만 위장장애가 조금 더 심한 단점이 있습니다.

열이 심하지 않을 때는 그때, 그때 아이의 상태를 보아가면서 먹이면 되지만, 때로 열이 아주 심할 때는 아예 6시간마다 먹이는 것도 좋습니다. 너무 심할 땐 4시간마다 먹일 수도 있습니다. 약을 너무 많이 먹이는 것은 물론 좋지 않지만, 너무 약 먹이는 것을 겁을 내어 약을 아끼려다보면 아이의 몸이 불덩어리 같이 되어서야 약을 먹이게 되고, 그러면 아이는 열이 올랐다 내렸다 하는 동안 오한에 시달리고, 흠뻑 땀에 젖기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계속 약을 먹일 경우에는 다음 약을 먹일 시간이 되었을 때, 아이의 몸을 만져보거나 체온을 재어보아서 열이 전혀 없다면, 약을 바로 끊지 말고 먹이는 약의 양을 점차로 줄어가면서 끊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완전히 끊는 것을 밤에 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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