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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당일치기 여행 #1 - 석모도

by 유키 2007. 5. 30.
※ 석모도... 그녀와 함께한 자전거 여행... ※

 


따뜻한 봄바람이 코 끝을 간질일 무렵이 되면 어디든 떠나주는 것이 인지상정이라고 스스로 최면을 걸었던 탓에.. 5월의 마지막 주말… 망설임없이 서울을 떠나기로했다....(마음이 좀처럼 안정되지 못해 방랑벽의 기질에 몸을 내맡기는 건 비단 어제 오늘의 이야기만은 아니지만.. 일단은 계절 탓을 해본다)

 

실은 KTX타고 부산에 가서 맛있다는 곱창도 먹고 자갈치시장 구경도 하고. 바다 냄새 맡으며 야경도 찍고 싶었는데.. 하나둘 그곳에서 하고 싶은 일들을 떠올리다보니 하루는 너무 짧은 것 같아서 서울에서 가까운 석모도로 목표 여행지 급변경!!! 10년지기 친구와 가벼운 마음으로 훌쩍 다녀오기에 안성맞춤인데다가 무엇보다 그곳엔 해안가를 따라 달릴 수 있는 멋진 자전거 드라이브 코스가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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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역  7번출구 그랜드백화점 뒷편에 위치한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외포리행 버스를 탄다.. (주말엔 30분에 한대씩 평일에 1시간에 한대 간격으로 운행한다고 함-> 시간이 맞지 않을 경우엔 10분에 한대씩 있는 강화행 버스를 타고 강화 터미널에서 외포리행으로 갈아타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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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포리에 도착하면 새우깡을 박스채로 쌓아놓은 매점이 제일 먼저 반겨준다.. 철저한 사전조사 덕분에 신촌에서 미리 구입해간 새우깡은 보람도없이 판매가격이 작은봉지 기준 700원.. ㅡ..ㅡ;; (하나도 비싸지 않아..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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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포리에서 석모도까지 들어가는 배편은 성인기준 왕복 1600원 ( 편도노선은 별도로 판매하지 않으므로 섬에서 나올때는 따로 표를 구매할 필요가 없다.. ) 무엇보다 중요한 건 막차시간 확인하기!!

5월에서 8월사이에 석모도와 외포리를 잇는 여객선은 저녁 8시30분까지 운행하는데.. 외포리에서 서울행 막차버스가 7시55분이라고 한다.. 이거 뭐.. 배편이 아니라 서울행버스에 시간을 맞춰야하는 상황..

게다가 일몰시간은 7시 45분.. 은근 기대했던 일몰 사진은 어김없이 찾아온 징크스에 양보를 해줘야할판이다.. 아.. 서러워.. ㅡ..ㅜ 왜 난 항상 이모냥이냐구.. 궁시렁궁시렁~~!@#%$@$%^ %$





(외포리에서 강화까지 택시를 타고 강화터미널가서 서울행으로 갈아타볼까 이리저리 짱구를 굴려봐도.. 강화출발 막차시간을 확인할 길이 없으니 답이 나오지 않는다.. 일몰사진 찍자고 친구를 볼모로 위험을 감수할 수도 없고.. 일단은 착하게 7시30분에는 배를 타기로...ㅡ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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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바다를 음미해보자~~~~ 꺄아~~~~ 갈매기다아~ 새우깡을 다 던져주지도 못했는데 10분만에 배는 석모도에 도착해버렸다.. 갈매기 사진을 제대로 담지 못한 아쉬움과 미련은 남은 새우깡을 우적우적 먹는 것으로 날려버리고… 제일먼저 렌탈 자전거 아저씨 연락처와 지도를 확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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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오늘의 코스는 선착장->보문사(버스)->민머루해수욕장(자전거)->선착장(자전거렌탈아저씨 용달이) !!
야무진 계획에 혼자 흡족해하며 향한 보문사.. 그러나 우리를 반겨주는 건 운동부족 아줌마에겐 너무 가혹한 418개의 계단뿐.. (ㅡ_ㅡ)  
오르고 또 오르면 못오를리 없건만을.. 
성큼성큼 앞서가는 그녀의 뒤를 쫒아 궁시렁거리며 따라간다.. 중간중간 달아오른 땀을 식혀주는 바닷바람이 상쾌하기 그지없지만 계단 정상에서 만난 마애불은 감상할 여유도 없이 “여긴 관광지가 아니에여.. 볼일 없으신분은 어서 내려가세요”라는 스님의 말씀과 함께 등뒤로… ㅡ..ㅜ  ( 아무래도 공양미 삼백석이 필요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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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문사를 내려가는 길에 새우튀김으로 유혹하는 아주머니들을 모른채하기 싫었으나
.. 갈길이 멀고 밥을 먹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아서 자전거렌탈 아저씨를 불렀다.. 용달이로 배달온 아저씨에게 대강 물어보니 민머루 해수욕장까지는 넉넉잡고 30~40분 걸린다고.. 지금이 5시 5분이니까 도착해서 저녁먹고 7시쯤에 선착장으로 향하면 되겠구나 ~ 이제이제 즐거운 자전거 드라이브~   ♪

 

보문사에서 민머루해수욕장까지 가는 길은 그야말로 자전거로 달리기엔 환상적인 코스다!

비스듬한 오르막길도 없을뿐더러 바다에서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이 최고의 기분을 선사하기 때문..

도로로 달려야하기 때문에 자동차의 주행이 신경쓰일 법도 한데.. 주말임에도 차가 많지 않고 다들 알아서 피해가주어 마음놓고 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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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의 그녀.. 십몇년만에 자전거를 처음 타본다는데.. 아무래도 차만 지나가면 멈춰서는 것이 아직 많이 불안한가보다.. 보문사의 하염없는 계단도 거침없이 앞서가던 그녀였는데.. 자전거는 자신이 없는지 계속 렌탈 아저씨한테 다시 반납하고 태워달라 하지고 궁시렁궁시렁 !@!@##$%^%&!#& 얼마가지 않았는데도 지친기색이 역력한 그녀...
 

하지만 나는 이것도 추억이지 싶어 혼자서 마냥 즐겁기만하다... ♬

 

(도쿄에서 선배에게 처음 자전거를 받던날.. 제대로 타지도 못하던 자전거를 장작 8시간에 걸쳐 기숙사로 데려온 나이지 않던가~  넘어지며 부딪치며 2~3시간 타다보니 나중에는 손놓고도 타겠더라.. ㅡ_ㅡ;; 암튼.. 파릇파릇 갓  스물살 넘은 유학생 시절의 무대뽀 추억이 떠올라 흐믓해지면서 그녀에게도 용기를 불어넣어준다 힘들어하는 그녀가 조금 애처로워보이기는 했지만.. 모...우리는 강하게 자라온 세대~ ^o^♪ )

 

어쨋든 나는 지금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하다.. 살포시 불어오는 바람은 딱 기분좋게 시원하고.. 십년지기 친구의 귀에익은 불평은 정겹기만하다... 나.는.너.와.함.께.여.서.좋.다..  

 

그녀의 페이스에 맞춰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가다보니 과연 해수욕장이란 곳이 석모도에 있기나 한건지 의심스러웠는데.... 어느새 이정표도 나오고 제대로 가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마침내 민머루해수욕장에 도착~~~!!!!  꺄아~ 바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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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 아직 중천에 떠있고 하늘은 파랗기만 하지만.. 일단 긴급공수한 그라데이션필터로 대충 일몰분위기를 찍고 있으려니 벌써 7시가 넘었다고;;;;; 저녁은 둘째치고 막차시간에 임박한지라  자전거 렌탈 아저씨에게 사정해서 엄청난 속도로 선착장에 도착해서 무사히 마지막 버스에 오를 수 있었다.. 조개구이도 먹어주고 해물파전에 동동주도 먹어주어야 하는데 승리의 기쁨을 맛볼 겨를도 없이 ㅡ..ㅜ  (남들 30,40분에 온다는 거리를 무려 2시간에 주파한셈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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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기훈련인지 낭만 자전거 여행인지 헷갈려하는 그녀를 위해 조촐하게 치킨 한마리와 맥주 500cc로 무사귀환을 자축하며 오늘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어쨌거나... 스물아홉.. 열일곱의 그녀와 함께해서 기분 좋았던 여행... 내 비록 고난의 자전거 행군에 닭다리가 되어도 여한이 없으리요~ ^o^♪

시간이 허락한다면 봄이나 가을에 자전거로 석모도 일주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천천히... 서두를필요없는 이에게 더없이 좋은 자전거 여행길...                                                                                        석모도 여행정보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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