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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ada/camping/hiking

휘슬러의 숨겨진 절경.. 가리발디 레이크 (Garibaldi Lake) 하이킹

by 유키 2015. 9. 20.

 

Garibaldi Lake 2015.09.13 (Sun)

 

 

9월이 시작되자마자 하늘이 심상치 않다..

집 마당 스프링쿨러도.. 개인 세차도 몇 달간 금지될 만큼 심각한 가뭄에 허덕인 여름이었는데..  

작년 나를 당황케 하고 실소케 하고..또 절망케 했던 레인쿠버의 시작인가...

 

밴쿠버 트레일 사이트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쾌재를 부르며 꼭꼭 숨겨두었던 절경의 빙하 호수.. 

빅토리아에 사는 H.G와 함께 가려고 몇 달 전부터 약속했지만 우리집에 머문 3일내내 비바람이 발목을 잡았다.

그것도 그냥 비바람이 아니라 10년만의 대규모 정전사태를 야기한 무서운 윈드스톰..

레인쟈켓에 등산화까지 꼼꼼하게 준비해 왔지만 내내 방구석에 틀어박혀야 했던 너는 비운의 주인공인 걸로;;

 

그녀가 가고 몇주 뒤... 거짓말처럼 쾌청한 일요일이 찾아왔다.. 그렇다면 전진!!

 

 

 

 

 

트레일 진입 오전 8시 40분.. 왕복 18km의 만만치 않은 거리..  

 

 

 

 

 

 

 

 

 

 

 

 

H.G와 처음 스케쥴을 짤 땐 가리발리 레이크의 캠프그라운드에서 1박하고..

다음날 7km 상단에 있는 파노라마 릿지까지 찍고 돌아올 생각이였는데..

백패킹에 최적화된(?) 셰르파 감자사마가 없으니 자신감이 땅속으로.. 오늘은 런치박스만 챙겼;; '_'

 

 

 

 

 

하이킹 친구 하이디 & 쥴리와 함께~

 

 

 

 

 

 

 

 

 

 

 

 

 

 

 

 

 

누군가 남기고 간 깜찍한 곰 한 마리.. ㅋㅋㅋ

 

 

 

 

 

 

 

 

 

 

 

한참을 올라왔다고 생각했는데.. 6.5km가 더 남았다니;;;

 

 

 

 

 

 

 

 

 

 

 

 

 

 

 

 

 

 

 

 

 

 

 

내일 출근들 안하는지 가리발디레이크 캠핑장은 일요일임에도 벌써 만석;;

오토캠핑과 달리 백컨트리캠핑 (백패킹) 사이트들은 사전예약 없이 선착순으로만 운영한다..  

 

 

 

 

 

약속이나 한 듯 모두가 쉬어가는 장소, 주차장에서 이 곳까진 6km ..

간식과 물을 많이 챙겨오면 어린이들도 쉽게(?) 오를 수 있는 평탄한 흙길.. !

 

 

 

 

 

땅콩이 있을 줄 알았지? 내게 농락당한 다람쥐 ㅋㅋㅋ  

 

 

 

 

 

 

 

 

 

 

 

Barrier Viewpoint

 

 

 

 

 

 

 

 

 

 

 

Barrier Lake

 

 

 

 

 

가을이 일렁이는 깊은 옥빛 호수....

 

 

 

 

 

에메랄드빛 호수와 나란히 걷는 사치스러운 트레일 코스..

 

 

 

 

 

 

 

 

 

 

 

 

 

 

 

 

 

아.. ! 갑자기 나무 사이로 탁 트인 풍경.. !! 

거대한 글레시어와 어우러진 맑고 투명한 터키블루..

 

 

 

 

 

Garibaldi Lake

 

 

 

 

 

 

 

 

 

 

 

그야말로 압도되는 풍경.. 

발끝부터 전해오는 짜릿함이 마디마디를 타고 넘는다..  

 

 

 

 

 

But 갑자기 주위의 나무가 사라진 탓인지, 빙하호수의 텃세 탓인지...

가리발디 레이크에 도착하자마자 한기가 느껴졌다..

침에 긴 바지를 챙겨입은 순이에게 하이킹 가기엔 너무 더운 복장이라며 핀잔을 줬는데..

이런 낭패가;; 순식간에 석고대죄;; 미안하다 사랑한다.. '_' ;;;

 

이 즈음을 지나 일단 더 추워지기 전에 점심부터 먹기로..

한 커플이 자리잡은 트레일 코스 우측의 높은 바위에 올라 주먹밥과 애플파이를 해치웠다..

해가 구름에 숨기라도 하면 칼바람에 정신이 혼미....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쉘터와 테이블이 지척이였던 걸 발견하곤 뒤늦게 아찔;;

 

 

 

 

 

 

 

 

 

 

 

 

5시간의 등산 후엔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뿌듯한 풍경이 된다... 

 

 

 

 

 

엄마... 여기선 캠핑을 해야 돼! 다음엔 텐트 가지고 올라오자... ;;;

 

 

 

 

 

 

 

 

 

 

 

 

 

 

 

 

 

 

 

 

 

 

 

 

 

 

 

 

 

두시간 가까이 호수 주변을 맴돌았지만 여전히 참을 수 없는 유혹..

 

 

 

 

그리고 가도가도 끝 없던 하산길..

 

따끈한 순대국물이 생각나 라스트오더 마감전에 남한산성에 당도하려고 부리나케 걸었다..  

걸었다기 보단 마음 바쁜 순이 손에 이끌려 질질 끌려 갔다는 게 맞는 표현..;;;  

엄마도 어디 가서 빠지지 않는 식탐 대마왕인데 너의 순대국 열정은 정말 못당하겠다.. ㅋㅋㅋ

 

 

 

 

 

초입의 곰돌이를 발견하고 나서야 마음이 놓인 모녀..

 

 

 

 

 

 

 

주차장 출발 08:40 ->  가리발디레이크 도착13:40 / 5시간

가리발디레이크 출발15:20 -> 주차장 도착 18:50 / 3시간 30분

 

정상에서 1시간 40분 체류한 시간 포함 왕복 10시간의 산행.

 

피멍 엉덩이와 찢어진 도가니 따위 잊어도 좋을만큼 값진 경험...

순이 바램대로 다음엔 아빠랑 캠핑장비 메고 올라오면 참 좋겠다. 수영빤스도 꼬옥~ 챙겨오자~!

 

 

 

 

 

Garibaldi Lake 

 

Region: Whistler
Difficulty: Intermediate
Time: 5 hours
Distance: 18km (round-trip)
Elevation Gain: 820 meters
Season: July - October
Camping: Yes
Dog Friendly: No
Public Transit: No
Approx. 1 hour 45 minutes from Vancouver

 

 

출처 : http://www.vancouvertrails.com/trails/garibaldi-lake/

 

 

주차장 가는 법..

Rubble Creek Trailhead

0A0, Daisy Lake Rd Whistler, BC V0N

 

대부분의 GPS(네비)에선 트레일이 시작되는 이 지점이 검색되지 않는 듯..

밴쿠버에서 오는 경우 앨리스 레이크(Alice Lake)를 지나 구글맵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가리발디 레이크까지의 트레일은 전반적으로 완만한 흙길이고

잘 정비되어 있어 등산객들이 많은 편.. 길을 잃거나 곰과 만날 일은 좀처럼 없을 듯 하다..

 

 

화장실은 트레일 초입과 가리발디레이크 상단에만 있음

식수대가 따로 없어 캠핑을 위해서는 생수 or 정수필터를 따로 준비해야 한다..

모든 쓰레기는 되가져 오는 것이 원칙!

 

 

 

 

 

장시간의 하이킹을 뒤로 하고 산뜻하게 맞이한 월요일 아침....

새로 등록한 가을학기 테니스 수업 도중 캐네디언 아줌마의 풀파워 서브에 결국 왼쪽 도가니가 사망했다...  

 

하이킹 탓인지 테니스 탓인지 원인은 알 수 없지만 당분간 절뚝이 신세;;

 

 

눈부신 햇살을 마주할 날이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귀국일을 정해 놓은 우리에겐 매 순간이 작별의 시간...하루하루 영글어 가는 모녀가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