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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doors

태풍이 지나간 자리 용유솔밭에서 당일캠핑

by 유키 2010. 9. 8.

방송의 날.. 공허감이 싹트는 출근길... 태풍이 지난간 자리에 말갛게 갠 하늘이 반긴다..
꽃중년 아줌마의 마음이 설레는 건 어찌보면 당연지사..
더 늙기전에 즐겨야지요.. 태풍도 비바람도 그리고 어쩌면 우중에 황홀한 무지개를 만날지도 모를 일..
탐탁지 않겠지만 바람난 아줌마보다는 바람부는 날 캠핑떠나는 아줌마가 더 있어 보이쟈나요.. ^__^
 금요일 저녁 퇴근하자마자 출동하려던 오밤중 캠핑계획은 엄마와 감자사마의 간곡한 만류에 접고
토요일 아침 따님과 사뿐히 나서기로 한다.. 우리는 아직 젊으니까요.. ♬

언제 어디서고 막히는 법이 없는 인천공항로를 달려 용유동 솔밭에 도착..
계절이 바뀐 탓인지 크지 않은 솔밭에 지난 밤 왔다던 한팀이 떠나고 우리만 남았다 




오늘의 미션은 새로산 야침과 에어박스의 조합을 테스트해 보는 것!
성큼 달려들었으나 재빨리 포기할 줄도 아는 현명한 꼬마캠퍼~ ㅋㅋㅋ  




한집두집 도착하는 가운데 완성된 우리집.. 
올해초 완벽한 세팅이라 자부하며 사들인 가구들은 온데간데 없고 새살림만 늘었다.. 
결국은 야침까지 올데까지 온겨.. ;; (만족도 200%는 콜맨 이지릴렉스 체어)
 



이제 리빙쉘은 눈감고도 칠 수 있어요.. 다만 장비를 나르는 게 벅찰 뿐.. -__-;;
솔밭안까지 차가 진입할 수 있는 게 아니여서 10m거리에 차를 세워두고 짐가방을 옮기는데 기진맥진..
요즘들어 부쩍 팔에 근육이 붙는 듯하다. 조혜련 아줌마가 부럽지 않아요ㅠ_ㅠ




무거운 igt가 밥먹여 주냐고 묻고 싶을때도 있었지만 예쁘니까 용서해요..
디자인뿐만 아니라 키친테이블을 별도로 설치할 필요가 없어 공간 활용면에서도 괜찮은 선택.. 
무게만 줄이면 정말 완소가 될테지만 버릴 생각은 없으니 탐내지 말아요.. ^__^
 







시원한 바닷바람이 솔잎을 가르며 다가오니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미풍과 시원한 맥주한잔 어여뿐 딸아이의 웃음소리..어깨는 결려도 잘 나왔다 싶은 순간..♡












인원이 적으니 번거로운 화로대는 두고 고상한 따님 취향에 맞춰 스테이크를 구웠다..
내 딸이지만 너 데려갈 남자는 앵겔지수 때문에 허리 휘겠다.. 사위한테 잘해줘야지 다시한번 다짐..-_-;;
야참으로 먹을 순대와 과일, 다음날 아침 브런치까지 준비했는데 당일치기로 변심하면서 남기고 와서 아쉽..
그러고보니 사위 걱정할때가 아니라 감자사마를 걱정하는 게 급선무.. ㅋㅋㅋ














야전침대에 에어박스를 올리니 간절기엔 굳이 그라운드 시트를 깔 필요도 없고 바닥 걱정할 필요가 없어 좋다 
따님은 배개싸움에 자지러지기 일보직전이고.. 엄마는 꿀맛같은 낮잠 유혹에 빠져 뒹굴뒹굴..  




 나가자는 따님에게 시간을 좀 벌어볼 요량으로 캠핑그림 그려오면 생각해보겠다고 했더니..
뚝딱 그려온 그림.. 엄마는 운전하고 지는 해먹타고 있는거라고...
차 뒷칸에 실려있는 저 많은 짐을 보라.. 감자사마 딸답게 참 디테일하게도 그렸네 ㅋㅋㅋㅋ
야침에서 더 뒹구르고 싶지만 따님의 예술성에 감복해서 두손들고 갯벌로 고고씽!!!












모종삽 3종세트 덕분에 친구들에게 인기폭발 ~
아기 꽃게들은 또 얼마나 잘 잡는지요.. 난 이렇게 안키웠는데..ㅋㅋㅋ
무섭다고 도망치던 3살짜리 꼬마아이도 모종삽에 힘입어 갯벌놀이 삼매경에 합류했다..
어릴땐 이렇게 흙에서 놀아야지.. 엄마는 고단해도 말이야..




아들같은 딸 덕분에 20분에 만원인 ATV도 타주었다.. 이뇬.. 꼭 효도 해야할텐데.. ㅡ_ㅡ;;  
그래도 바다 뒤로 저무는 노을을 보며 해변을 달리는 기분 썩 괜찮았다..
아빠랑 통화하는 사이 한컷!! (아빠~ 우리 오토바이 탄다~~ ) 자랑하면 감자사마 삐칠텐데...ㅋㅋㅋ







어둠이 완전히 내려앉은 솔숲에 랜턴을 밝혀 우동을 끓여먹고...
연신 최고를 남발하던 따님이 릴렉스 체어에 기대 까무룩 잠이 든 사이 아쉽지만 짐을 정리하기로한다..
감자사마가 일마치고 오기엔 이미 늦은 시간이고 내일은 교회를 가야하기에 여유롭게 집에서 출발하기로..
하룻밤도 지새지 못할 걸 왜 사서 고생을 했을까 싶지만 몸은 고단해도 마음은 평화로웠던 시간..
돌아오는 차안에서 벌써 다음주 계획을 세우는 건 귓가에 여전히 딸아이의 웃음소리가 멤돌기 때문...






용유솔밭 캠핑정보

찾아가는 법 : 네비에 용유동주민센터 치고 가면 바로 앞이 솔밭
 해변쪽과 솔밭쪽 모두 텐트 설치 가능, 사용료는 무료 (서울에서 가는 경우 왕복 톨비 15,000원)
화장실은 솔밭쪽이 더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음
식수대없음 (마실 물은 미리 구입해서 가져와야 )
별도의 개수대와 샤워실은 없지만 솔밭 한가운데 수도시설이 한개 있다..
(간단히 손발을 씻거나 세제없이 그릇을 씻는 것은 가능, 식수로는 사용 불가)
경찰서에 이야기하고 마당에 있는 수도시설을 이용하는 것도 가능
솔밭 바로 앞에 농협 하나로 마트와 ATM기계 있음.. (삼겹살은 냉동만 있음)

해변쪽 소나무 공간은 전망이 좋은데 반해 4륜 ATV 엔지소리와 조개구이집의 스피커소음을 감내해야..   
그에반해 솔숲은 바람도 세지 않고 많은 그늘을 기대할 수 있어 쾌적한 편..

무료시설답게 개수대 등의 편의시설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화장실은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으니 소풍모드나 간단모드로 찾기엔 꽤 괜찮은 장소..
서울에서 가깝고 막힐 염려가 없으니 청명한 하늘이 유혹하는 날 또 찾게 될 듯.. 

 



※ 동계 스노우피크 리빙쉘 내부 배치도 ※


미션 수행 결과 바닥모드보다 편하고 실용도 높은 야침 + 에어박스 모드..
동계를 염두에 두고 위와 같은 배치를 희망했는데..
야침을  셋팅하면 리빙쉘 내 공간이 좁아져 igt와 난로를 설치하려면 부득이하게 텐트를 확장해야한다.. 
에어박스를 올리려 일부러 와이드 야침을 구입했는데 무거운데다 세로바에 걸려 굴곡이 생기는 것도 문제. 
에어박스 공기주입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지만 편편하게 만들려면 합판을 또 설치해야한다니 낭패.. 

가벼운 야침은 높이가 20cm라 이너룸안에서라면 모를까 리빙쉘에서는 활용도가 떨어지고.. 
높으면서 가로바의 불편함 없이 넓고 가벼운 야전침대는 이세상에 없는 듯..  60만원짜리 스노픽 야침은 제외 ㅠ_ㅠ
야침의 편한맛을 알아버렸으니 비오는 날 바닥 걱정해야하는 이너룸으로 돌아가기는 싫고.. 
야침 3개 놓고 각자 자충매트 놓고 자느냐.. 에어박스에 합판까지 놓는 무리수를 둘것이냐 엄마는 외로운 고민에;;
 그래도 일단 확장형 발코니는 중고장터에서 찜해두었다.. ;; 일단 더 사용해보고 결정하자!!